운호의 '매일 한시-3( 2024.9.12)': 칠언절구 '秋之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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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호 이진호

운호의 '매일 한시-3( 2024.9.12)': 칠언절구 '秋之靜'

by 동방대 12기 작품 2024. 9. 12.

秋之靜

秋風散葉遠山

(추풍산엽원산지)

가을바람에 낙엽이 흩날려 먼 산을 천천히 덮고,

峻嶺金光入翠

(준령금광입취지)

험준한 고개에 황금빛이 푸른 가지에 스며드네.

凄草飄零迎冷日

(처초표령영냉일)

찬 풀잎이 떨어져 차가운 해를 맞이하고,

山川寂寞對晴

(산천적막대청시)

산과 강이 적막하여 맑은 때를 마주하네.

 

칠언절구 평기식
운목 支(지탱할 지), 운자( 遲, 枝, 時)

作(雲浩 李進浩)

created by DALL.E

시의 구조와 운율 분석:

이 시는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가을의 정취와 고요함을 묘사하는데, 각 구마다 자연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1구에서 "秋風散葉遠山遲"는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을 멀리 있는 산을 천천히 덮는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遲(지)"라는 운자는 느림과 고요함을 의미하며, 시 전체의 느긋한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구의 "峻嶺金光入翠枝"는 험준한 고개에 비치는 황금빛 햇살이 푸른 가지에 스며드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구절은 가을의 풍경이 단순히 쓸쓸함에만 머무르지 않고, 밝고 따뜻한 빛이 자연 속에 함께 깃들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3구 "凄草飄零迎冷日"에서는 차가운 풀잎이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는 모습과 차가운 해를 맞이하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飄零(표령)"이라는 표현은 가을의 차가운 바람과 풀잎의 무상함을 잘 나타내며, 이 장면을 통해 자연의 덧없음과 쓸쓸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4구 "山川寂寞對晴時"에서는 산과 강이 적막한 가운데 맑은 하늘과 시간을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구절은 고요하고 평온한 가을의 정취를 더욱 강조하면서, 자연과 인간이 마주하는 고요한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이 시는 가을의 느리고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하였으며, 각 구절마다 자연 속에서의 정적과 동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평기식의 규칙성을 따르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해, 독자는 가을의 고요함 속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칠언절구 평기식의 전통적인 형식을 따르면서도, 운자의 선택과 자연 묘사를 통해 가을의 고요함과 쓸쓸함을 잘 담아냈습니다. 支 운목의 운자를 선택한 것도 시의 흐름에 안정감을 주며, 각 구절의 이미지는 독자에게 깊은 감정적 울림을 전달합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의 잔잔한 흐름을 한시 특유의 규칙성 안에서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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