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秋蜻
秋風輕拂葉(추풍경불엽)
가을 바람이 살짝 잎을 스치고,
赤紫映陽霞(적자영양하)
붉고 보랏빛 코스모스가 저녁 햇빛에 비친다.
一隻蜻蜓立(일척청정립)
한 마리 잠자리가 그 위에 가만히 앉아,
悠悠想歲華(유유상세화)
한가로이 세월의 흐름을 회상하네.
麻(삼 마) 운목으로 霞, 華를 운으로 하는 오언절구 평기시 한시입니다.
作: 雲湖 李進浩
한시 설명:
이 시는 가을의 평온함과 코스모스 꽃 위에 앉은 잠자리의 한가로운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첫 구절에서 가을 바람이 잎을 스치는 장면은 자연의 섬세한 움직임을 표현하며, 이어지는 구절에서는 붉고 보랏빛 코스모스가 저녁 햇빛 아래 비치는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한 마리 잠자리가 그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은 자연과 생명의 조화를 상징하며, 마지막 구절에서는 세월의 흐름을 잊지 않고 오히려 회상하는 잠자리의 평온함을 담아냈습니다.
이 시는 가을의 고요함 속에서 잠자리가 주는 자연과 시간의 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또한, 세월을 기억하며 잠시 머무는 모습에서 삶의 느긋함과 깊은 사색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평:
이 한시는 자연 속에 있는 순간의 평화로움을 잘 그려냈습니다. 특히 가을 바람과 저녁 햇빛 속에서 코스모스와 잠자리가 어우러지는 장면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독자에게 가을의 정취를 생생히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 구절에서 잠자리가 세월을 회상하는 모습은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삶의 철학적인 면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평성과 측성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 운율적으로도 매끄럽고, 독자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이 시는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그 속에서 흐르는 시간과 생명의 조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한가로이 흘러가는 가을의 순간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