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호의 '매일 한시-10( 2024.9.19)': ] 오언절구 登望臺(등망대)
본문 바로가기
운호 이진호

운호의 '매일 한시-10( 2024.9.19)': ] 오언절구 登望臺(등망대)

by 동방대 12기 작품 2024. 9. 19.

登望臺(등망대)

爲見故 (천청위견고)
하늘이 맑기에 통일 전망대에 가서 북쪽 고향을 보려 하네,
到路日光 (도로일광장)
가는 도중에는 햇살이 길게 비추네.
忽上雲深聚 (홀상운심취)
전망대에 올라가니 갑자기 구름이 몰려들고,
空聞北響 (공문북향광)
헛되이 북에서 울리는 확성기 소리가 요란하네.

 
陽(볕 양) 운목으로 長,  狂를 운자로 하는 오언절구 평기식 한시입니다.
作: 雲湖 李進浩

Created by DALL.E

설명

이 한시는 맑은 날 통일전망대에 올라 고향을 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첫 구에서는 고향을 바라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았고, 맑은 날씨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둘째 구는 전망대로 가는 길이 밝고 햇살이 가득했음을 보여주며, 희망의 느낌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셋째 구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구름이 몰려들어 고향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합니다.
마지막 구에서는 북한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에 마음이 어지러워짐을 표현하며,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강조합니다.
 

 

시평 (詩評):

이 한시는 자연과 감정을 조화롭게 그려내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복잡한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의 첫 구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故(고)"라는 측성 글자를 통해 잃어버린 과거와 그리운 고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탁월합니다. 둘째 구는 햇살이 비치는 길을 통해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셋째 구에서 구름이 몰려들어 그런 희망이 좌절되는 순간을 강렬하게 대비시켰습니다. 마지막 구에서 들려오는 북한 확성기 소리는 현실의 냉혹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독자의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이 시의 중요한 특징은 시적 대비입니다. 맑은 날씨와 구름, 기대와 실망, 고요한 자연과 시끄러운 확성기가 각각 대비를 이루며, 한시 특유의 압축된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납니다. 자연 속에서 억눌린 마음이 현실의 소리로 인해 혼란스러워지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운율 역시 매우 안정적이며, 각 구의 끝 글자들이 운을 맞추어 시적 흐름을 깨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도 뛰어납니다. 평성과 측성을 적절하게 배분해 운율과 감정을 모두 충족시킨 한 편의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댓글